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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의 산행및여행/2024년

동춘동 의 작은 가을

2024년 11월 6일 

카메라를 챙겨서 남동 유수지 근처로 간다

저녁노을 때부터 초저녁의 송도 신도시 야경을 유수지 반영과 함께 담아 보려 했는데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고 바람이 심하게 분다

유수지 반영은 바람에 물결이 흔들리면서 담지 못했고 야경은 그럭저럭 담겼는데

노을빛은 너무 늦은 바람에 놓쳤다

요즈음은 계절이 바뀌면서 해가 지는 시간도 빨라졌는데 하루에 이렇게 변할 줄 몰랐다

다음에 바람 없는 날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

 

 

어제 남동유수지에서 송도 야경을 담고

오늘은 뒷산으로 오후에 오른다

70-200 망원줌을 장착하고 이 가을 속에 작은 단풍을 담아보려 한다

늘 다니는 코스로 걸으면서 소소한 작은 가을을 만나 본다 

봉제산 입구 작은 공원에 핀 키 작은 꽃

 

산수유 잎의 가을 

벚나무 잎새

봉제산의 담쟁이 잎새도 노란 단풍으로 가을을 보내고 있다

싸리재 나무 잎새에도 가을이 물들었다

소나무에 붙어서 살아가는 작은 담쟁이 도 저녁 햇살을 받고 있다

봉제산 억새동산에서 노란 작은 국화

봉제산의 억새

어느 날 

억새꽃이 올라오나 했는데 벌써 활짝 피어서 억새축제도 며칠 전 끝났다

 

바람에 일렁이는 보드라운 억새꽃

억새는 오후의 햇살에 보아야 아름답다 

봉제산에서 청량산으로 가는 길에서

낙엽

많은 사색에 잠기게 하는 길바닥의 낙엽 

거미줄에 걸려 있는 참나무 잎새

앵고개에서 청량산으로 오르는 입구에 있는  집

사람이 거주하지는 않은지 오래된 집인데 누군가 가끔 집 주변은 정리하는 걸 봐서는 아마도 이곳에 

거주하시던 분들이 연로하셔서 빈집이 된 듯 

이곳을 지날 때마다 나도 많은 생각이 든다

나도 늙어가는 속도가 체감으로 다가오는데 쓸쓸해질 인생의 뒤안길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곳 

저녁햇살에 빈집 대문벽에 담쟁이가 쓸쓸해 보인다 

역시 빈빕 위에 작은 컨테이너 집도 지난해부터 사람이 보이지 않고  잡풀만 무성해진

집 앞에는 나팔꽃이 피었다 

황하 코스모스도 저녁노을빛 바라보고 있다 

소나무를 감아 타지 못하고 땅바닥에 자라는 담쟁이

산자락에 있는 음식점 벽돌 담벼락 위에 작은 담쟁이 

옛날에는 사슴농장이 있던 곳 

철망을 의지해 살아가는 담쟁이도 가을색

오래된 주택의 앞마당에 핀 계절을 잊은 장미 

흥륜사 가는 길에 무신사라는 작은 암자 같은 절 

오래전부터 문은 자물쇠로 잠겨있고 주인이 비운 집에도 담쟁이들이 단풍잎이 이쁘게도 물들었다

 

세상사 어떻든 시간은 흐르고 가을이 오고 담쟁이도 단풍으로 물든다 

가을의 쓸쓸함을 보여주는 빈 의자

오늘은 담쟁이 단풍과 함께 한 날 

소소한 가을을 담으려고 걸어온 길 

청량산 흥륜사 가는 길에서 본 봉제산과 뒤로 송도 신도시

바람이 불면 저 처마 끝에 풍경 소리가 좋다

 

흥륜사의 단풍

흥륜사 뒤편의 장독대

그냥 멋으로 놓아둔 듯 

흥륜사를 뒤로 하고 청량산 정상 부근에 있는 헬스장으로 올라가는 오리의 그림자 

헬스를 20여분 하고 앵고개로 내려가는 길에 아름답게 투영되는 담쟁이 단풍 

역시 단풍은 해 질 녘 빛에 투영될 때 더욱 붉게 보여서 아름답다

오늘은 담쟁이 단풍과 함께한 소소한 가을 

해가 거의 질 무렵이라서 작은 빛이 나무 사이로 들어온다 

이 밤이 지나면 떨어질 잎새

이렇게 쓸쓸함을 남기고  이 가을은 깊어간다 

 

점점 가을이 되면 쓸쓸함이 밀려오고 

그리움은 겹겹이 쌓여서 흰머리가 되어간다

꽃피던 날 

오늘 걸어온 길에서 보았던 새싹이 꽃을 피우고 무덥던 여름날에 푸르렀던 잎새

가을이 깊어지니 붉은 단풍이 되어  잎새로서의 생을 마치는 쓸쓸함이 우리네 삶과도 같아라.

 

 

엘비스 프레슬리의 이곡은 가을이면 늘 생각나는 곡 

내가 부르는 18번곡 중 하나 

 

Anything that's  part of you​



I memorize the note you sent​

Go all the places that we went​

I seem to search the whole day through​

For anything that's part of you



당신이 보낸 편지를 떠올립니다.​

우리가 함께 갔던 곳들도 둘러보며​

온종일 당신의 하나하나 무엇이든지​

찾고 있는 것 같아요​



I kept a ribbon from your hair​

A breath of perfume lingers there​

It helps to cheer me when I'm blue​

Anything that's part of you



당신 머리를 묶던 리본​

거기에도 향기의 숨결이 어른거려​

당신의 부분 하나하나 무엇이든지​

내가 우울할 때 위로해 주죠



Oh, how it hurts to miss you so​

When I know you don't love me anymore​

To go on needing you​

Knowing you don't need me



당신을 그리워함이 얼마나 가슴 아픈지​

당신이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 때에 그리고 사랑하지 않는 걸 알면서도​

당신을 계속 필요로 할 때에



No reason left for me to live​

What can I take, what can I give​

When I'd give all of someone new​

For anything that's part of you



내가 살 이유가 남아있지 않아요​

새로운 사람에게 모든 걸 줘야 할 때​

무엇을 가지고 무엇을 줄 수 있을까요​

당신의 부분 하나하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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