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12일 혹한의 태기산을 갔다가 상고대 하나 없는 산을 보고 돌아섰다
그때 깨달은 것 이 날씨가 춥다고 무조건 상고대 있을 거라는 잘못된 생각이었다
그 날 기온이 영하 18도 습도 36% 였는데 뭐가 문제였을까
알고 보니 습도.. 습도가 최소 70%는 넘어가야 상고대와 운해를 볼 수 있었던 것 을.. 나의 무지였다
해서 심사숙고 습도를 보았더니 1월 5일 영하 9도 습도 85% 란다
마침 어머님 무릎 수술하고 재활병원으로 전원 해드리고 휴무일 2일 차 되는 날
새벽 4시에 일어나 태기산으로 달려간다
도로는 결빙이 되어 조심스레 운전하고 휴게소를 한 번 도 안 들리고 양구 두미재에 6시 30분에 도착
아무도 걸어간 흔적이 없는 길을 혼자서 걸어 오른다
풍력발전기 프로펠러 소리만 허공을 가르고 내 발자국을 남기며 그렇게 태기산으로 간다
태기산 상고대
내 너를 보러 최근에 두 번이나 오지 않았겠니
눈 보기 힘든 요즈음 겨울이니 기회가 될 때 보아야 직성이 풀려서 이른 새벽이라도 감내하고 왔단다 ㅎ
안개와 차가운 바람과 어슴푸레한 이른 아침의 태기산 임도길
아무도 없는 길을 혼자 뭐가 그리 좋은지 그냥 룰루랄라 걷는다
일기예보에서 9시에 흐림에서 맑음으로 표시돼있었는데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정확한 시간에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와~~ 우
양구 두미재에서 7시에 출발해서 태기산 부대에 도착하니 8시 30분
간단하게 빵으로 아침을 먹고 해가 나기를 기다리다가 기미가 보이지 않아 부대 한 바퀴 돌고
내려가려고 10여미터 걸어가는데 웬걸 돌아보니 하늘이 열리며 아침 해가 보이기 시작했다
10여분 지나며 모든 주변이 밝아지기 시작한다
카메라 두대를 가지고 다니려니 불편하 기는 해도 뭐 어쩌겠어 매일 하는 짓도 아닌데 ㅎ
음... 처음 구상은 여명이 밝아오는 하얀 대지위의 풍경을 줌 망원으로 담아 보려 했던 건데
이미 해가 떠있는 상태에서 구름과 안개 걷혔으니 처음 내 구상은 끝난 거였다
그래도 그 무거운 삼각대에 망원렌즈를 꿋꿋하게 가지고 다닌다
태기산 설경이 좋은 이유는 운이 좋으면 저 아래 삼나무를 배경으로 아침 일출 사진을 담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부대로 오르며 보여지는 아침 운해도 멋지다는 거
태기산 상고대는 부대 뒷편 하고 정상석이 있는 주변 삼나무 주변 그리고 태기 산성으로 내려가는 숲길이
멋지다
니콘d610 에 시그마 70-200os를 가지고 찍는데 추우니까 필터고 뭐고 모르겠더라
그 냥 찍는것 도 힘든데 무슨 필터를 바꾸어 끼고 그러겠어..
태기산에서 서북쪽으로 보이는 산
봉복산 운무산 우측으로 흥정산 의 산등성 상고대가 멋져서 200mm로 줌인해본다
태기산 부대 뒤편 서북쪽 울타리 아래서 망원렌즈로 줌인하면 대략 이런 설경인데 일출을 배경 삼아
사진을 담으면 괜찮다
대부분 이 각도에서 일출을 담는다
설경을 배경으로 담아내는 일출도 멋진데 ,, 이 번은 그런 환경이 따라주지 않았다
설경을 담을 때 광각렌즈를 많이 사용하지만 가끔은 줌렌즈도 나름의 장점을 가진다
하지만 산행 때 여러 개의 렌즈를 가지고 다닌다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어깨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하지만 태기산은 천천히 걸으며 4시간 30분 정도이니 좀 무리해서 가지고 가도
된다
황량한 겨울바람이 만들어낸 동화 속 같은 풍경
때로는 멀리서 바라보는 게 더 아름다울 수 있는 겨울
하얗고 뽀얀 사슴뿔을 오랜만에 보는구나
이제는 점점 눈이 보기 힘들어지는데 그래도 어디냐고 ㅎ
부대 뒤편 철책 옆 저 언덕 위에서 계방산을 배경으로 일출을 담아 보려고 작심하고 태기산에 왔지만
아쉽게도 그런 기회는 다음으로 미루어야 했다
그래도 이렇게 아름다운 겨울산을 볼 수 있음이 복이여라
이제 육십을 살아내면서 얻은 것들 중
첫 번째가 모두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고
두 번째가 모두 내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자연과 하나고 어차피 자연에서 나와서 자연으로 둘 아가는 순환의 삶 속에서 찰나의 한 부분을
지나고 있음을 이제는 느끼고 그리고 담담히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늘 감사하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 많이 내 눈으로 가슴으로 보고자 한다
이제 시간이 그리 길게 남지 않은 까닭이다
60년도 이리 순식간에 지나왔음이 허망한데 앞으로 20년에서 40년을 더 살아간들 두발로 산을 오를 날은
그리 길지 않음을 알고 있기에 조금은 조급함이 있다
그래서 요즈음 코로나 가 야속하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산 중에서 첫 번째가 히말라야인데... 작년에 가려다 못 가고 올해도 어떨는지~~
내 주변 친구들중 나와 같은 취미활동을 하는 얘들이 거의 없다
나이 육십에도 서로 추구하고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제 슬슬 몸이 제대로 움직여주지를
않기 때문이다
하기는 나도 무릎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최대한 아끼며 견디고 있다
젊었을 때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가 축구하다가 두 번이나 끊어지는 사고 있었지만 부분 파열이라서
지금껏 수술하지 않고 견디어 왔는데 이제 나이를 먹어가니 그곳이 말썽을 부리기 시작한다
젊었을때는 견디던 것들이 이제는 힘겨우니 말이다
해서 늘 혼자 카메라를 메고 이렇게 산으로 다닌다
아무리 꼬셔도 자슥이 반응을 하지 않으니 혼자 외롭게 다는 것도 이제는 익숙하다
어쩌다 내리는 눈
그 눈을 보려고 일기예보를 검색하고 스케즐을 짜고 이른 새벽에 어두운 밤길을 달려 산으로 가고는 한다
이제는 겨울이라 해도 이전 같은 겨울은 없다
눈에 파묻혀 신발이며 장갑이 젖도록 놀던 그 때
그때는 기억 속에서나 존재한다
눈이 많이 내리면 집 밖에 못나갈 정도로 쌓였다
학교도 못가고 집 앞에 이글루를 지어놓고 눈사람도 곰만큼 크게 만들어놓았다 동네 형들이랑 작대 들고 뒷산으로
토끼몰이도 하고 논두렁에서 얼음을 깨고 미꾸라지를 잡아서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먹기도 했다
그런 추억이 기억 속에 남아있으니 나는 눈이 내리면 개처럼 좋다
어쩌다가 산악회를 따라서 산에 가게 되었고 그게 20여 년이 되어간다
살아오면서 산에 오르기 시작한 게 너무 행복하다
산을 몰랐다면 아마도 나는 지금껏 술이나 마시며 배불뚝이 아저씨가 되어서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며
술잔을 부딪히고 있을지도 ^^
산을 다니며 자연스레 손에 쥐게 되는 카메라
이 또한 좋은 취미가 되었다
무작정 걷는 건 내 스타일 이 아니다
천천히 걸으며 아름다운 것들을 두 눈에 가득 담아두고 싶다
살아있는 동안... 그러다가 보니 저가 카메라들이 3대 렌즈들이 서너 개 가 있다
오늘은 일출을 담아보려고 그 무거운 대포를 들고 와서 어깨가 너무 아프고 무릎도 하중을 견디기 힘든지
조금씩 통증이 온다
태기산은 산 정상에 군부대가 있으니 정상석이 정상이 아닌 8부 능선에 있다
지리적으로 태기산은 바람이 불어오는 위치에 있어서 온도 습도만 맞으면 상고대가 이쁘게 핀다
오르기도 쉬어서 많은 사람이 찾지만 오늘은 10시가 다되도록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혹한기에 코로나에 무섭기는 한가 보다
태기산은 눈이 보고 싶으면 일 년에 한두 번은 오는 산
최근에도 두 번째이다
부대위 하늘에는 아직도 달님이 있다.
아무도 가지 않은 순백의 눈길을 밟고 걷는 기분이란 ~~
추운 줄도 모르고 이리저리 개처럼 다니며 카메라 셧터를 누른다
어떻게 하는 짓이 어릴 적 그대로 인지 ㅋㅋ
풍력발전기 뒤로 봉복산 능선에 상고대가 하얗게 피었다
역시 평창은 눈을 접하기 좋은 지리적 요건을 갖추었나 보다
저 앞 능선은 흥정산 이렷다
남덕유에서 향적봉을 보는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비슷한 지형
태기산 코스를 그래도 몇군데 걸어는 보았다
캠핑장에서 우회해서 신대리 로 내려가는 코스 는 계속 내리막길 에 옆에는 계곡을 끼고 걷는다
태기산 코스중 제일 길었던것 같다
또한 군데는 봉평이효석 생가로 가는 코스 로 평창휴양림으로 해서 이효석생가 뒤산으로 하산하는 비교적 쉬운
코스
태기산 남서방향 능선을 따라서 있는 풍력발전기
산행시작 후 정상에서 내려갈때 즈음 등산객 한 분을 만나서 인증을 남긴다
뒤로는 평창
ㅎㅎ 오리야
상태가 왜 그 모양이니 ㅋㅋ
영 시원치 않네 ..배고프나 ?
부대를 돌아서 임도길로 접어들면 이런 길이 나오고 조금 가면 태기산 표지석과 조릿대 길이 있다
원래 표지석은 정상에 있지만 부대가 정상에 있는 경우는 근처 8부나 9부 능선에 표지석을 옮겨 놓는다
정상에서 임도길 로 내려오면서 짧은 야생초화원과 조릿대길 이 있다
한번 들러서 볼만 하다
조릿대길 로 들어오면 대략 이런 풍경
색다른 느낌의 숲길이 상고대와 멋진 조화를 이룬다
야생초화원에서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겨울에는 제법 멋지다
다만 노출을 오버 정도로 해서 찍어야 한다
태기산은 강원도 횡성군에서 가장 높은 산(1,261m)이다. 원래의 이름은 덕고산이었는데 삼한시대 진한의 마지막 왕, 태기왕이 산성을 쌓고 신라에 대항한 곳이라 하여 태기산으로 불리게 되었다. 정상에는 약 1km에 달하는 태기산성과 태기산성비가 있다. 태기산의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20기의 하얀 풍력발전기는 상고대가 가득 핀 태기산의 풍경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상고대는 안개나 구름 등 미세한 물방울이 나뭇가지나 잎에 붙어 순간적으로 얼어 버리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태기산의 상고대는 아름답다는 표현을 넘어 신비롭기까지 하다. 태기산은 분명 높은 산이지만, 오르는 것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보편적인 등산 출발지점이 양구두미재인데, 해발이 980m 지점이다. 그러니 동네 뒷산 오르듯 편하게 다녀오면 된다.
요즈음은 일반 차량은 전면 통제이니 양구두미재에 주차하고 걸어가야 한다
이전에는 겨울에도 차량이 들어갔다 .
다시 찿은 태기산
상고대를 꼭 보고 싶다면
쉽게 설경을 보고 싶다면
짧은 산행 대비 멋진 설경과 상고대.운해를 보고 싶다면
그건 태기산 .
일찍 산행한 관계로 용평 동이네막국수 집에서 갈비탕 한 그릇 먹고 횡성 휴게소에서 30분
차에서 자고 집까지 쉬지않고 오니까 오후3시
다행히 차가 밀리기 전에 와서 좋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