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강원 영동과 영서 지역에서 밤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3월 01일 밤까지 내려 교통정체가
극심했단다
일부는 차량을 아예 갓길에 버리고 탈출할 정도였다니 상상만 해도 고속도로 사정이 그려졌다
3월 1일 자정이 지나고 나서야 정체구간이 많이 해소되었다고 뉴스에 나온다
그래서 나 는 3월 2일 06시 50분에 등산장비를 챙겨서 홀로 설악산 산행을 가려고 운전대를 잡았다
근속휴가가 아직 남아서 사용했다
요즈음은 겨울이라야 눈 구경하기가 쉽지 않으니 이번 폭설은 눈 구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뭐 이 시국에 눈치도 없이 강원도 눈 구경 가느냐고 뭐 할지도 모르지만 이미 도로는 제설작업이
이루어졌고 길도 막히지 않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3년 전 3월 5일 그때도 이번처럼 딱 그런 상황이었다
그때 정말 멋진 설경을 보면서 울산바위 근처까지 눈 산행을 했었으니 경험에서 나오는 판단이었다
예상대로 차는 거의 없었다
뉴스에서 그리 실시간으로 보도를 하는데 누가 가겠는가
하지만 나 는 갔다
그러나 이 번만큼은 기대를 저버렸다
신흥사를 2.6km 남겨놓고 제설이 안되어서 더 이상 가지 못하고 주변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고
낙산사로 갔다
울산바위 눈 산행은 못했지만 낙산사에서 예쁜 설중매를 만나게 된다
인천에서 오전6시50분에 출발해서 신흥사로 가는 입구에 도착하니 10시 45분
내비가 가르쳐주는데로 가다가 하마터면 며칠 고립될뻔했다
아니 넓은 간선도로 놔두고 왜 농지 도로로 안내하는지.. 해서 다시 뒤돌아 나와 간선도로로 가보았지만
신흥사를 2.6km 남겨놓고 더 이상 가지를 못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눈세상
뭐 울산바위는 못갔어도 그저 눈 보러 온 거니 만족함
이렇게 차주가 차를 놓아두고 대피했을 정도로 눈이 많이 내렸다
이런 날씨에 4륜구동차 도 아닌 승용차로 겁도 없이 신흥사 주변과 미시령 주변을 돌아다녔으니
겁이 없는건 맞나 보다 ㅎ
어릴 적 60년대 70년대를 제외하고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걸 본적이 그리 많지 않다
산 정상이 아닌 평지에서..
신흥사 주차장을 못 가고 되돌아서 나오다가 동네 앞에 주차를 하고 동네 구경을 해본다
뭐 사실 주차할 공간도 없어서 간신히 길옆에 주차하고 잠시 동네를 보고 싶어서 돌아봤다
음.. 눈이 많이 내린 것도 그렇지만 기와집을 정말 튼튼하게 잘 지어놓으셨다
눈을 치우고계시는 할머님
할아버지는 어데가시고 ..
어릴 적이 생각났다
눈이 많이 내린 날 집에 키우던 돼지가 우리를 나와서 나를 눈밭에 뒹글 뒹글 굴리던..ㅎ
암튼 어린 시절 이후로 농가에 이리 많은 눈이 내린걸 본적이 그리 많지 않으니 이곳 분들이야
힘들겠지만 나는 나름 좋았다
그래도 강원도 분들은 불평도 없이 묵묵히 눈을 잘 치우시더라는..^^
이 동네는 집을 지을 때 눈이 내릴걸 감안해서 하중 계산 잘해서 집을 지으셔야겠다
그래서 인가 기와집이 아랫지방 과는 지붕의 형태가 달랐다
돌담에 쌓인 눈
모든 산악도로는 통제가 된 상태일 테고 설령 간다고 해도 등산로는 모두 통제 상태일 것 같아서
그냥 낙산사로 간다
정암해변 앞에서 해물탕 뚝배기로 점심을 먹고 한적한 낙산사를 돌아본다
인적 드문 낙산사에서 내려다본 바다
낙산사가 좋은 이유는 바다를 지척에 두고 있어서 이다
간간히 날리는 눈
하늘은 아직도 흐렸고 바닷가 파도소리가 시원스럽다
관음전에서 조망하는 낙산 앞 바다
낙산사 보타락
낙산사 관음전에 쌓인 눈
낙산사 관음전 돌담앞에 두개의 돌벤치가 정겹다
낙산사 해수관음상
바다를 내려다보는 해수 관음상의 자애로운 모습
아직도 조금씩 날리우는 눈
대나무 잎새에 내린 눈 과 바다가 잘 어울린다
낙산사 범종루의 눈 내린 풍경
관음사지를 걸어가시는 스님
보타락 앞 매화 나무의 꽃 이 눈을 포근한 이불처럼 덮어쓰고 잇다
연분홍빛 매화에 내려앉은 눈
이런 매화를 설중매 라 한다고...
3월의 낙산사
설중매
분홍빛 꽃잎에 내린 하얀눈이 절경이다
4월의 히말라야에 가면 이런 풍경을 더 멋지게 볼수 있다는데 코로나가 야속하다
이렇게 예쁜 설중매를 만날줄 알았다면 마크로렌즈라도 챙겨서 오는건데 아쉽다
봄에피는 꽃들이 정말 대단한게 눈 속에서도 얼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고 여름에 열매를 맺으니
경이롭지 아니한가
폭설이 내린 강원도 나들이 길에서 우연히 만난 설중매
이것도 다 인연이라서 그런것 아니겠다 싶다
스치기만 해도 억겹의 인연이라 하지 않았던가
찰나의 삶속에서 내 너를 만나니 기쁘단다
홍련암에서 촛불공양 하나 켜고 낙산사 나들이를 감사하며 낙산사 아래 바다로 내려간다
낙산사 아래 해안에서 바라본 홍련암
낙산사 의상대
낙산사 방파제 에서 너울성 파도를 줌렌즈로 담아본다
역동적인 파도가 힘이 넘친다
서핑을 할줄 안다면 저 파도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밀려오는 너울성 파도
오래전 강원도 여행중 한적한 작은 해수욕장에서 저런 너울성 파도를 타본적이 있다
그때는 너울성 파도가 무서운지도 몰랐고 그래도 40대 였으니
사람도 없는 철지난 해수욕장에서 저 너울성 파도 속으로 들어가 하늘을 보았다
너무 멋진 경험이 였고 멋졌다
그래서 몇번을 시도 했고 한참을 그리 놀다가 파도도 타보았다
파도를 타고 물속으로 떨어지는 재미에 코속으로 바닷물이 들어가도 좋다고 그리 놀았다
그것도 혼자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