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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의 산행및여행/2021년

명성산

2021.10.31

이른 새벽 명성산으로 간다 

네비에 산정호수 글램핑 야영장을 찍었다 

그게 고생의 시작이자 좋은 단풍을 보게 하는 행운이었다 

세상만사 뜻대로 되는 일은 없어도 살다가 보면 뜻밖의 행운도 있으니 괜찮지 않은가 ^^

원래는 용화저수지 쪽으로 해서 쉽게 다녀오려고 했다 

그런데 이 손가락이 네비의 목적지를 잘못 터치해서 오늘 하루가 이상하게 시작된다 

산정호수 글램핑야영장을 조금 지나 신안 고개에서 궁예봉을 향해 오르다가 첫 번째 갈림길에서 명성산이 아닌 

궁예봉으로 오른다 

이 코스로는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아서 길도 흐릿해서 몆번 길을 헤매기는 했지만 아주 작은 거리였다 ㅎ

이른 아침 이여서 인가 

등산객이 아무도 없다

무슨 폭포같은데 강수량이 많을 때는 꽤는 괜찮을 것 같은 곳 

노란색 단풍도 나름 차분하니 운치가 있다 

폭포 위를 지나서 궁예봉으로 가는 계곡길에 단풍이 제법 화려하게 물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네비를 잘 찍었으면 이곳에 오지 못했고 이 멋진 단풍도 못 봤을 것이다 

가끔은 의외의 일들이 다가올때 당황하는 대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지금 이순간이 그랬다 

오롯이 혼자서 즐기는 단풍길 

10월의 마지막 밤이라는 이용의 노래가 이 아침에 어울리려만은 시간이 이르면 어떠랴

그냥 흥얼거리며 천천히 걷는다 

궁예봉에서 바라보는 신안고개 방향

운무가 살짝 끼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게 어니디냐고..

궁예봉의 가을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황금빛 단풍이다

참나무 계통의 활엽수가 다 이런 느낌으로 물든다   

아까 올라온 계곡 풍경 

온통 참나무 군락지.. 이렇게 참나무 계통의 활엽수 많을지는 몰랐다 

온통 노란색의 명성산 

명성산의 가을은 노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명성산 삼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아래로 온통 노란색 물감을 풀었다 

명성산에서 각흘산 방향으로 내려간다 

그곳에도 억새밭이 있어서 내려간다  그러다가 보기 좋게 미 끄르러 지면서 나가떨어졌다 ^^;;

마사토가 깔린 나리막길을 걷다가 작은 돌멩이를 밟고 나가 떨어지면서도 순간적으로 내 자신을 탓했다

바보 같다고..ㅎㅎ

다행히 엉덩이 쿠션에 충격이 흡수되어 손가락만 조금 까였다 

제법 운치 있는 억새 군락지 

역시 억새꽃은 역광이어야 멋져 

억새군락지 아래 계곡에 단풍이 제법 어울려 물들어 있다 

가을은 묘한 매력이 있다

비교적 짧은 계절의 아쉬움이 있어서 일까 

하늘로 난 억새길 

저기 저너머에  누구인가  있을까 

 

제법 멀리 와서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다 

각흘산 방향의 억새 언덕에서 바라보는 명성산 능선 

삼각봉을 배경으로 명성산과 궁예봉 

삼각봉에서 신안 고개로 하산했어야 했는데 갈림길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조금 더 가면 있나 걸었지만 이미 많이 지나와서 그냥 사람들을 따라 걷는다

저 산등선을 넘으면 정자가 나오고 좌측으로 억새 전망대 우측으로 자인사 

 

팔각정에서 보는 억새밭 

나는 좀 더 직진해서  우측 자인사로 하산 

자인사로 내려가는 너덜 계단 길 

정말 조심해서 천천히 내려왔다 

설악산 오색약수 길이보다 험하고 마등령에서 비선대로 내려가는 길도  자인사 길에는 비교 불가 

어떤 사람이 아예 폐쇄해야 한다고 했다 한다 

자인사로 내려가며 올려다본 단풍

노란 단풍이 온통 명성산에 내려앉은 느낌

자인사가 보이니 기쁘다  ㅎ

여기 단풍은 노란색이 아닌 붉디붉은 단풍이네 

자인사 멋진 단풍을 보고 오늘 산행을 마무리했지만 차를 신안 고개에 주차했으니 가야 하는데

정말 가기 싫더라 

그래서 콜택시를 불렀는데 뭐라 뭐라 하는데 아니라고 하면 오지 않을 것 같아서 무조건   예 ~~ 했다

그리고 검색해보니 4.7km 택시비 6000원이라 나온다 

걸어갈 수 없다 

등산해보면 마지막 아스팔트를 걷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 거다 

기다린 지 20여 분 만에 택시가 왔다 

무조건 탔다 ㅎㅎ

기사 아저씨가 목적지를 재차 확인하시더니 난감해하신다 

거리는 짧은데 들어오는 시간이 엄청 길었고 나가는 시간은 1시간 더 걸린다고...

그래서 3만 원 드렸다 

그러나 오늘 황당한 일은 아직 끝이 아니었다

기사분이 미안했는지 제안을 하신다 

자기를 믿고 지름길로 올 거냐고..? 그래서 흔쾌히 예스 했다 

신안 고개 비포장 도로를 그것도 오프로드 차량이나 갈법한 길을 한참 쫓아갔더니 웬걸 군부대 가 있다 

결론은 돌아서 나왔다 

기사 아저씨... 옛날에는 지나갔는데,,,?

환장하겠네 ~~ㅋㅋ

그래도 아저씨 원망 안 했어요 ㅎ

차가 무사히 나왔으니 감사하죠 ^^

사실 산정호수에 차가 꼼짝하지 않고 있더라고요 

오는 길에 택시 아저씨 등산객 태웠으니 나름 영업운이 있었네요 

나는 어차피 길 막히는 거 자인사 아래에서 차 다 빠질 때까지 차에서 자고 집으로 왔다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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