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이런저런 이유로 조금은 열정이 식었다
산행도 못 가고 운동도 안 해서 배는 나오고..
그래서 설악산대청봉을 가는 산악회가 있어서 배낭을 챙겨서 버스를 탔다
하지만 최근 강원도에 폭설이 내려서 한계령길이 통제가 되어 설악산은 못 가고
대체지로 오대산을 간다고 하네..
오대산은 눈이 있으려나
마음은 불편했고 어쩔 수 없으니 가야지
그렇게 상원사주차장에 도착했는데 눈이 없다
설악산은 그렇게 폭설이 내렸다는데
오대산은 어찌 된 거야.
상원사 처마에 달린 풍경과 등
사찰에 오면 바람에 흔들리며 청아한 소리를 내는 풍경이 정겹다
어느 때부터인가
산행을 하던 여행을 하던 시주함에 시주를 한다
이번에도 파란 거 한 장 시주하고 무념무상의 산행을 준비했다
눈도 없는데 운동삼아 걷자였다
적멸보궁 암자에 오르자
서서히 희망이 보인다
눈이 쌓여있다.
비로봉 가는 길에
단풍잎새..
눈이 그대로 얼어서 빙설화가 되었다
꿍시렁거리던 주둥이는 어느새 헤벌쭉
파란 하늘에 설빙화가 만발해서 이리 멋있는 오대산을 만나다니...
아이고...
오대산 삼신할아버지 할머니 고맙습니다
부처님
이런 멋진 인연 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말 설빙화가 크리스털처럼 반짝이며 빛난다
이제껏 산에 오르며 이런 크리스털 설빙화는 처음이다
내가 아는 사람들과 같이 보았으면 더 좋았을 풍경
배고픈 줄도 잊은 채 헤벌쭉 거리며 셧터를 누르다
오늘 산행도 꼴찌다
한국의 겨울도 이리 멋지구나
사슴뿔이 크리스털이다
부딪히면 소리도 청아하다
오늘은 계 탄 날
혹 깨질까
떨어질까
조심했는데.. 웬걸 정말 크리스털 설빙화 다
안 깨지고 안 떨어진다
오랜만에 찾은 오대산은 이렇게 나를 위로해 주고 축복해 주었다
수많은 사슴뿔들이 도도하게 서있다
비로봉에서..
날씨는 바람도 조용하고 그리 춥지도 않았다
딱 1시간 뒤까지만...
비로봉에서 조망하는 눈 내린 산군들
산악회일행분들은 모두 상왕봉을 향해 떠난 자리
인증숏 남기고..
꼴찌 오리도 뒤뚱뒤뚱 뒤따라간다
이런 설경도 처음이야
그저 산악회의 일정 변경에 감사할 뿐 ㅎㅎ
역시
자연은 위대해....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다
뷰티풀
오대산 비로봉
오리야
표정관리해라
아주 좋아
브라보 오대산
오늘 오대산 비로봉은 천상의 낙원
어데를 보아도 크리스털 천국
자작나무의 크리스탈
사슴뿔을 클로즈업해 본다
한 가지 힘들었던 건
크리스털 나뭇가지가 머리에 걸려서 허리 숙이고 때로는 기어서 걸었다
그래도 행복한 비명
수억 개의 사슴뿔이 빛났던 하루
자작나무가 크리스털 빙설화 무게를 못 견디고 이리 늘어졌다
너무 강한 하이라이트는 어느 정도 카메라에서 세팅을 조정해야 하는데 일단 노출스텝을 0.3에서 1까지
조정해주어야 하고 역광보정도 표준정도까지는 해주어야 한다
오랜만에 찾은 오대산에서 힐링하던 날
상왕봉 가는 길에서...
상왕봉에 도착하니 하늘은 잿빛으로 덮이고 눈발도 날린다
저 앞에 계신 분이 일행인 줄 알았으나
그건 내 착각
이 날도 나는 2통의 전화를 받았다
4시까지 도착하라 했는데... 아직 1.6km 남았으니
ㅋㅋ 욕 무지 먹게 생겼네...
여기서는 4.7km 남았었다
그러니 오리가 얼마나 힘겹게 걸었는지는 상상에 맡김 ㅋㅋ
상왕봉에서 돌아본 걸어온 능선
상원사 주차장까지 4.7km 남았다고... 젠장
날씨는 흐려지고 눈은 내리고..
에라 모르겠다
카스뮤직 들으며 최대한 빨리 걷는다 ㅋㅋ
다행히 그렇게 많이 늦지는 않았지만
아~~
나는 왜~~~?
허구한 날
꼴찌냐고..
그래도 원주시내에서 먹은 생선구이와 김찌찌개
그리고 한길산악회 님들이 권한 소주가 좋았다.
내려오는 길에 엉덩이 썰매를 타고 낄낄 댔더니
며칠 동안 엉덩이가 아파서 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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